금요일 저녁,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니 현관에서부터 익숙하고 따뜻한 김치찌개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며칠 전부터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터라, 현관문을 열자마자 기분이 좋아졌다. 식탁에는 이미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찌개와 몇 가지 집에서 만든 반찬들이 놓여 있었다. 분주했던 한 주를 마무리하는 저녁 식탁은 언제나 푸근하고 편안한 공간이다.

가족들과 둘러앉아 저녁 식사를 시작했다. 오늘 하루 있었던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다. 직장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 학교에서 있었던 친구들과의 이야기, 그리고 주말 계획까지. 특별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함께 음식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는 이 평범한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미국의 작가, 존 스타인벡은 말했다. “인간의 가장 위대한 능력은 사랑하고, 웃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가장 큰 행복은 바로 이 평범한 소통 속에 있는지도 모른다.
따뜻한 김치찌개를 밥에 비벼 먹으니, 하루의 피로가 스르륵 녹아내리는 듯했다. 얼큰하면서도 깊은 맛은 잃었던 입맛까지 되살아나게 했다. 찌개 한 그릇을 깨끗하게 비우고 나니, 배도 마음도 든든해졌다.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를 하는 동안, 거실에서는 TV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드라마 소리가 들려왔다.
설거지를 마치고 소파에 앉아 가족들과 함께 TV를 시청했다. 특별히 재미있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함께 웃고 떠들며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창밖은 이미 어둠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고, 간간이 들려오는 자동차 소리만이 도시가 아직 잠들지 않았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문득, 영국의 작가, 제인 오스틴의 소설 속 한 구절이 떠올랐다. “가정의 행복이야말로 모든 행복의 근원이다.” 우리의 소소한 일상 속에서 함께 웃고 이야기 나누는 이 순간들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TV 시청을 마치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 시간이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침대에 누우니, 따뜻한 이불의 포근함이 온몸을 감쌌다. 오늘 저녁, 가족들과 함께 나눴던 소소한 이야기들과 따뜻했던 김치찌개 냄새가 잔잔한 여운으로 남아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 내일은 주말, 늦잠을 자고 일어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다가올 평온한 밤을 기대하며,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